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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둑> ( 서지선 장편동화, 출판사 한겨레아이들)
이 책은 지난해 제정된 제1회 5.18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진주에 사는 지은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읽어보니 소개할 만한 책이고 읽어 볼만 한 책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뒤져보니 <도둑>은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필치와 치밀한 구성’(심사평)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한다. 진주에 살다보니 알게된 서지선씨에게 이런 글재주가 있었다는 것이 반갑기도 했다.
또 “이 작품은 ‘광주’와 따로 떼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동화이다.” 라고 어느 평론가는 이 책을 평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책에는 광주사태라 불리던,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광주의 5.18과는 전혀 상관없이도 읽을 수 있는 한편의 동화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광주를 5.18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이 책을 보면서 26년 전의 과거가 되어버린 광주를 다시 한번 떠올린다.
1980년 5월에는 ‘광주사태’로 “경상도 사람들을 전라도 땅에 들어서지도 못하게 한다느니. 누가 갔었는데 주유소에 기름도 안 넣어 줬다느니 하는”(83쪽)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말이 유난히 많았다. 당시 대학생들의 농촌활동(농활)도 잘 그리고 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당시 경찰서에서는 학생들의 여름농활을 주요 첩보의 대상으로 삼았었고, 감시의 눈총이 따가왔고, 그래서인지 더 긴박한 가운데 더 열심히 농활에 임하기도 하던 시절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니 1980년 가을, 망월동을 찾은 기억이 새롭다. 묘지에서 우연히 만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어느 아버지는 자신의 집 마루밑에 M1소총을 숨겨놓았다며, 전두환이 광주 내려오면 쏘아 죽이겠다고 몸부림쳤다. 아직도 그 소총은 그대로 있는지... 26 년전, 물어물어 망월동으로 가던 그 황토길은 이제 번듯하게 포장되어 있을 게다. 더위가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 망월동에 여전히 이십대 청춘으로 잠들어 있을 동기 녀석의 무덤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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