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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진주시시민감사관운영조례를 청원하며
새 천년을 맞이하여 세계 각국과 함께 우리 정부도 민주주의 확대와 삶의 질 증진이라는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력의 증진,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확산,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전체주의와 독재 정권의 몰락 등이 밝은 미래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 바탕은 국가, 자치단체, 기업 등의 운영에서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모든 공직사회와 기업활동에 있어서 부정부패가 발붙일 수 없을 때, 비로소 밝은 미래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가와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제투명성 기구]가 밝힌 '뇌물공여지수'에 의하면,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997년 말에 경험한 경제 위기의 핵심적 원인의 하나 역시 투명하지 못한 기업 경영에 있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한 지역조사에 의하면 우리 진주시민들은 3년 전인 1996년보다 공무원 부조리가 더 심해졌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떠도는 지역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의혹은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만 들면, '진주시청사 신축', '구 동명고 자리와 농산물 도매센터 대지 형질 변경', '초전 쓰레기 매립장 이전 공사', '초전동 청구아파트 진입로 변경', '시내버스 업자에 대한 공무원의 비호', '비디오방 업주들과 공무원 유착',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비리', '농산물 도매센터 업자 선정', '진주백화점 건설 허가' 등이 있다. 특히, 시청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진주시는 90억이나 되는 건축비를 이리저리 증액하면서 시민과 시의회를 우롱해왔다. 이 과정에서 진주시의 행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회는 1998년 12월 일부 시의원이 제출한 진주시청사 신축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시의회의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말았다. 또한 1999년에 진주시의회가 정기의회 회기 중에 실시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초전동 쓰레기 매립장 이전 공사의 불법 매립 문제를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시민의 제보에 의하여 언론과 환경운동단체의 문제 제기와 현장 조사를 통하여 진주시 담당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의 혐의가 있는 불법 매립이 밝혀지고 있다. 그제야 진주시는 마지못해 업체를 고발하는 것이 진주시 행정의 현 실태이다.
거듭되는 비리 의혹과 무기력한 시의회와 은폐하려는 진주시청에 실망한 우리는 더 이상 시민의 주권을 대표자에게 위임하여 팔짱을 끼고 있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참여하여 시민주권을 행사하고자 한다. 즉, '시민감사관'에 의해 시의 각종 부조리와 비리 의혹이 밝혀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는 '시민감사관 제도' 및 '시민감사청구 제도'의 설치 및 운영을 제안하며, 그것을 위한 입법조치의 일환으로 '진주시시민감사관운영조례'의 제정을 청원한다.
시민감사관(일명 옴부즈맨) 제도는 스웨덴을 비롯하여 부정부패가 가장 적은 서구 사회에서 수십 년 전부터 채택하여 커다란 효과를 본 제도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서울특별시에서 1997년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바, 1997년 7월부터 1999년 10월 현재까지 무려 556건의 사안을 접수하여 행정시정 및 개선조치나 시정권고 등을 함으로써 시행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매우 유용한 제도임이 입증되고 있다. 그 이후 인천, 부산, 광주, 성남 등 주요도시에서도 시민감사관 및 시민감사청구 제도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고, 다른 많은 자치단체에까지 채택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999년 8월 17일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부패방지종합대책 내용의 핵심이 시민감사관 제도 및 시민감사청구 제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부패방지기본법' 시안이다. 이는 행정 및 재정의 공정성과 객관성 그리고 효율성을 확보하고 부패 의혹에 제기되는 분야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시민감사관 제도 및 시민감사청구 제도가 매우 중요한 법적 장치임을 국가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에 우리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는 참여민주주의 정신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민감사관 제도 및 시민감사청구 제도'를 도입 운영하는 근거규정으로 '진주시시민감사관운영조례' 시안 첨부하여 제정을 청원하는 바이다.
2000년 1월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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