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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에만 눈 먼 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가 남해고속도로 지수-곤양간을 폐쇄식으로 전환한 지난 13일 진주시 호탄동 남해고속도로 톨게이트 주변은 오전 7시부터 차량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8시를 전후해서는 수천 대의 차량행렬이 2~3㎞까지 늘어서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로 말미암아 상평교에서 개양까지 5㎞를 운행하는데 40여분이 소요되는 교통혼잡이 초래되었고 진주에서 마산 창원으로 출근하는 운전자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하였으며 정시 면접고사를 치르기 위해 경상대학교로 가려던 수험생들의 무더기 지각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날 경상대학교측은 오전 9시가 넘도록 면접고사장에 나온 수험생이 70% 정도에 불과하자 긴급회의를 열어 면접고사 시간을 오후 5시까지 연장하는 임시조치를 단행하였다. 대학교 측은 또 통근차량에 `입시생 수송차량'의 스티커를 부착하여 입시행들의 수송을 도우는 한편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지각사태 때문에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일과시간중에 입실하는 학생들은 면접고사를 치도록 하고 지각한 학생들의 집에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시험을 칠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하였다.
꼼짝없이 차량에 갇혀 초조해진 입시생들은 오전 8시가 넘자 일제히 차에서 내려 호탄동에서 경상대학교까지 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진주경찰서에서도 가용 가능한 교통경찰을 총동원하여 교통정리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어째서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우선 도로공사 측에 묻고 싶다. 학생들이 이날의 수험준비를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도로공사 측은 몰랐단 말인가. 아니면 수험생을 길러보지도 않은 사람들이었던가. 대도시의 경우 입시 날은 전 시민이 달려들어 수험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유독 도로공사 측은 무슨 배짱으로 그런 사정을 외면했는지 답해야 할 것이다.
한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로공사 측과 도로교통안전공사측이 실사를 통해 대책을 수립한 후에 폐쇄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합의를 했음에도 도로공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폐쇄식 전환을 강행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도공측의 경직성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사실 이번 사태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한 대학관계자의 지적이 맞는 말이다. 진주시 호탄동 남해고속도로의 톨게이트는 시내와 너무 가깝다. 사천 톨게이트도 국도와의 거리가 100여m 밖에 되지 않아 설계자의 좁은 식견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통행료도 합리적이지 못하다. 승용차의 경우 진주~창원간이 1,600원인데 거리가 6.5㎞에 불과한 진주~사천간 요금이 1,100원인 것은 그것이 아무리 기본요금이라고 하더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도로공사측은 경직성에서 벗어나 시민의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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