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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 조선일보 출력일 : 2000/01/04
제 목 : [집중취재]시도지사 판공비30% 깎여도 연 3억∼8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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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단체장들은 업무추진비(일명 판공비)로 연간 3억6400만원~8억200만원, 시-군-구 단체장들은 8000만~3억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단체장들은 판공비의 일부인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만 공개하고 주요 사업의 원활한 추진 명목으로 쓰는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액수는 밝히지 않아, 시민단체들이 판공비 전체 규모와 집행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해왔다.
각 시-도 예산관계 담당자들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원종 충북지사 8억2000만원을 비롯, 16개 시-도 단체장중 11개 시-도 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평균 5억6749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도 예산담당자들은 『이 액수는 IMF 체제 이후 소모성 예산을 줄이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충북-울산 등 2∼3곳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가 30% 가량 삭감한 금액』이라며 『업무추진비가 원상 회복되는 내년엔 대부분 7억원 이상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건 서울시장을 비롯, 부산-대전시장과 경북-충남지사 등 5개 시-도 단체장은 1억∼2억원에 이르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만
공개하고, 시책추진 업무비는 『사업 목적에 따라 단체장과 실-국장들이 쓰기 때문에 따로 몫을 구분해 놓지 않는다』며 액수
공개를 거부했다. 인구 34만명의 수장인 우근민 제주지사의 올
업무추진비는 7억840만원으로 인구수가 18배(871만명)나 되는 임창열 경기지사의 6억200만원보다 1억여원이나 많아 업무추진비 액수는 시-도 규모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회의원 출신인 심완구 울산시장의 업무추진비(6억1000만원)가 의원 때 세비보다 12배나 많아 의원들이 단체장을 선호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김혁규 경남지사는 95년 7억8975만원, 96년 7억9005만원, IMF체제 때인 97년에는 6억984만원을 쓰고, 올해도 6억여원을 책정해 최근 4년간 28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문희갑 대구시장은 대구의 예산 사정을 감안한 탓인지 단체장 중 가장 적은 3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시-군-구 예산관계 담당자들에 따르면 권문용 강남구청장 등 서울시내 일부 구청장의 업무추진비가 3억여원대로 도청소재지인 전북의 김완주 전주시장(2억2300만원), 충북의 나기정 청주시장(2억7700만원)보다 많아 서울시내 구청장이 기초자치단체장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들은 연간 2억원대, 서울 이외 광역시 구청장이나 군수들은 1억∼2억원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의 경우, 이시종 충주시장 등 3명의 시장 평균은 1억9834만원, 변종석 청원군수 등 8명의 군수 평균은 9372만원이었다.
울산의 전나명 중구청장 등 4명의 구청장은 평균 1억722만원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금액도 정부 지침에 따라 30%씩 삭감한 액수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도 단체장들은 500여만원의 월급여를 받는데다 이같이 임기 4년간 30여억원의 업무추진비를 접대비나 경조사비로 뿌리면서 유권자인 주민들을 관리, 선거때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동섭기자
dskim@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