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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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총선을 정치개혁 원년으로...

◀▷ 새 천년은 도래했으나 정치의 새 천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정치권의 시계는 아직 새 천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온 세상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아직도 당리당략과 자기 몫 챙기기의 부끄러운 이전투구를 반복하고 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낡은 정당들은 해묵은 지역감정 선동과 색깔논쟁으로 유권자를 호도하고 있다.

2000년 첫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또다시 그들만의 총선을 향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나 시대착오적인 구정치를 보는 유권자의 눈은 냉랭하기 그지없다. 새 천년, 이 땅의 모든 유권자들은 정치공황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다.


◀▷ 부패한 낡은 정치는 그 자체가 가장 심각한 개혁대상이자 모든 사회개혁의 최대걸림돌이다.

낡은 정치권은 스스로만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의 개혁을 정체시키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더 큰 질곡에 빠뜨리고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뉴 밀레니엄 시대의 모든 사회개혁과제가 국회라는 병목지대에 막혀 무엇하나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국회를 거쳐나온 각종 법안들은 당리당략과 이권로비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낡은 정치의 청산은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그런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힘 모아 이룩해야 할 절대절명의 개혁과제가 되었다.


◀▷ 유권자를 업신여기고 소외시키는 정치는 더 이상 성숙한 시민사회와 양립할 수 없다.

성숙한 사회와 미숙한 정치의 간극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아직도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다. 정치권은 정치개혁을 향한 유권자들의 오랜 열망에 무심했고 정치권에 대한 누적된 실망의 깊이를 되짚어보는 데 인색했다.

여야 정치권은 말로는 새정치, 참여민주를 부르짖고 있으나 이 땅에서 유권자는 사실상 무권자로 취급당해 왔다. 새 천년, 새 시대에 주인을 무시하는 심부름꾼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


◀▷ 깨끗한 국회, 일하는 국회, 국민을 두려워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 유권자가 나선다.

이제 정치권의 개혁을 정치권에게 맡겨둘 여유가 없다. 해를 넘긴 채 어느 것 하나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는 여야의 정치개혁 협상과정을 보라. 불성실한 심부름꾼들에게 이대로 정치를 맡겨두는 것은 나라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돌보지 않는 무책임한 일이다. 정치개혁은 열심히 일하는 깨끗한 국회의원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투여한 노력에 합당한 보상을 얻게 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일이다. 더 이상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우리 정치의 현실'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

부패무능불성실 의원에 대한 유권자심판운동은 4년에 한 번 주어지는 선택의 기회를 맞아 우리 유권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구적 수단이다. 우리는 오늘 이 땅의 정치현실에서 시민단체의 존립근거가 부패무능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의지를 앞장서서 대변하는데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오늘,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출범에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이 보여주는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우리의 사명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 주권자의 손발을 묶는 낡은 선거제도의 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다.

그러나 유권자의 눈과 귀를 막고 손과 발을 얽매어 놓은 현 선거제도와 관행이 지속되는 한 유권자를 소외시키는 정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진정한 유권자 선거혁명을 위해서는 정당한 유권자 권리의 행사를 불법으로 매도하는 낡은 선거판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이런 낡은 선거풍토를 그대로 두고 투표참여를 종용한다 해서 냉소가 사라질 리 없고, 정책선거를 호소한다고 해서 올바른 유권자 선택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우리의 운동은 낡은 정치에 대한 심판운동이자 낡은 정치제도에 대한 철폐운동이다. 세계 유래를 찾기 힘든 선거법 87조-사회단체 선거개입 금지조항은 시민의 힘으로 철폐되어야 한다. 우리는 참여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사회단체낙선운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연대할 것이다.


◀▷ 이제 시민의 힘으로 정치를 바꾸자. 2000년을 정치개혁 원년으로!

유감스럽게도 2500만 유권자들의 자구적 정치개혁운동은 그 시작부터 낡은 정치권의 권위주의적 독단과 낡은 편견과 부딪히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우리의 정당한 참정권 회복운동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있다. 오늘 전국의 4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모여 결성한 총선시민연대가 변화한 시대와 성숙한 유권자의 편에 서고자 한 것이 불법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법정에 설 용의가 있다.

우리의 대표들이 법정에 서게 된다하더라도 침묵과 냉소 속에 '정치의 악화'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유익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대한 법의 권위를 존중할 것이며 총선이 시작되는 그 날까지 낡은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활화산처럼 분출하고 있는 유권자의 자구적 행동은 정당하므로 막을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다. 정치는 낡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시민의 힘으로 정치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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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 12.
[2000년총선시민연대] 000개 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