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만 전환해도 경제효과 43조 /‘코리아디스카운트’ 커지면 경제살리기 헛수고
2009-02-03 오전 11:33:00 게재
http://www.naeil.com/news/politics/ViewNews.asp?nnum=450708&sid=E&tid=9
대북정책을 전환시켜야 경제살리기가 가능하다는 정치권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커지면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정책이 헛수고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3일 “남북간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주식시장은 30%의 디스카운트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만약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국가위험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협상했던 박지원 의원은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내려가면 약 5억달러의 추가부담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북핵위기가 발생했던 2003년 초 한국의 신용등급이 두 단계 내려간 바 있다.
북한은 최근 남북간 모든 정치군사적 합의를 무효화하고 서해북방한계선을 존중키로 했던 합의를 폐기했다. 이와 함께 미사일 발사움직임을 보이는 등 무력시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규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국민대에서 이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문승동씨는 “남북이 분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상시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10%의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그는 “1998년 이전에는 디스카운트 비율이 평균 13.4%였는데 김대중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면서 6.7%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2월 2일자 주식시장 시가총액 641조에 대비해 환산해 보면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는 약 86조원의 손해를 보고 있으나 관계가 약간만 개선되어도 손실이 절반수준인 43조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대만과 중국이 1995~96년에 양안대결을 빚으면서 대만의 주가가 약 31%, 통화가치는 8.7%나 하락했던 상황이 요즘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예상하는 지표로 인용되기도 한다. 당시 7%를 상회하던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1995년 4분기에는 4.9%로 급락한 바 있다.
반면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경제살리기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러시아가스관의 북한경유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이명박정부 출범초까지만 해도 북한의 지하자원 2000조원어치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부의 대북정책이 요지부동인 지금 입을 다물고 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3일 “미국의 유명한 외교학자들이 실용외교를 천명한 이명박 대통령이 유독 북한에 대해서는 도그마티즘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려면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켜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