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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누구를 믿어야 하나 /황상원 기자
‘버스 업체도 실수, 관리감독기관도 실수. 시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나?’
진주~서울간을 운행하는 진주지역 한 시외버스 업체가 10개월동안 버스값을 실제 신고한 요금보다 비싸게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19·27일자 4면 참조). 해당업체는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을 시인했다. 요금책정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해명을 곁들였다.
문제는 서민의 발을 자처하는 버스요금이 ‘바가지’를 일삼았지만 이같은 일이 재발될 여지가 농후하다는 데 있다. 해당 업체인 부산교통은 지난해 10월 경남도에 진주~서울(남부터미널)간 직행형 시외버스 요금을 산청 경유 노선에 대해 1만9700원, 생초 경유 노선은 2만400원으로 책정, 신고해 도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시외버스 2개 노선에 대해 실제로는 각각 2만1000원의 동일 요금을 받아 왔다.
결과적으로 약 10개월동안 산청을 경유하는 노선은 1인당 1300원, 생초를 경유하는 노선은 600원의 부당 이익을 챙겨 온 셈이다.
시외버스를 관리감독하는 경남도는 이같은 부당요금이 판을 치고 있는 사실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일각에는 포착하지 ‘못했다’가 아니라 ‘안한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로 가는 수많은 승객들이 있고, 홈페이지에 버젓이 신고된 요금이 공지돼 있는 상황에서 경남도의 단순한 업무상 과실로 돌리기에는 서민들의 배신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피해승객들은 실수로 요금을 올려 받았다는 버스업체와 그 실수를 알아채지 못한 경남도 가운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조차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도내 약 1500개의 버스노선 및 그 요금을 관리하는 경남도는 담당 직원이 1명뿐이어서 사실상 확인이 쉽지 았다는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주에서 서울로 운행하는 버스업체도 과연 그렇게 많은가? 도내 버스업체의 일부 노선에 대한 표본조사만 했더라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경남도는 언론에 부당요금 사실이 드러나자 뒤늦게 현지조사에 나섰지만 과징금 부과 및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를 할 방침이라는 것이 사실상 사태수습의 전부다. 그것도 운수사업법 규정에 따라 과징금은 30만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연합 등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0개월간 부당이익이 억대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경남도가 정확한 부당이익 총액을 산출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부당이익과 과징금의 간극도 확인할 길이 없다. 이 때문에 유사사건이 재발하더라도 같은 피해를 양산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경남도는 사후약방문식 조사로 이번 사태를 봉합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정비를 통한 대책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Write : 2009-08-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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