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혁신도시' 현실로
88개 기관 이전계획 확정…대부분 핵심기능 서울 잔류
2009년 06월 18일 (목) 김종현 기자
kimjh@idomin.com
혁신도시 이전이 결정된 기관의 핵심부서와 인원이 대거 서울에 잔류하기로 최종 결정되면서 결국 알맹이 없는 혁신도시 이전이 현실화 되고 있다.
17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토해양부가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4개 이전기관을 비롯해 전국 10개 혁신도시 88개 기관의 이전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2개 기관 중 7개 기관의 지방이전 계획도 확정됐다.
이전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핵심기능인 기금운용본부를 서울에 잔류시키고 인원 135명도 서울에 머물도록 했다.
또 산업기술시험원은 40명, 중앙관세분석소는 5명의 인원을 각각 서울에 잔류시키기로 해 예외 없는 이전을 주장해 온 지역여론을 끝내 무시했다.
진주로 이전할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시설안전관리공단, 국방품질원, 승강기안전원 등 5개 기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국토해양부가 서울 잔류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결과적으로는 이전기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나머지 기관도 일부 잔류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5개 기관 중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통폐합 문제가 걸려있고, 일부 기관은 이전 자금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이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혁신도시 선도기관인 주공은 이전 계획이 확정됐지만 토공과 통합이 결정된 후 거취 문제가 불분명하고, 지역에서의 가장 큰 관심사인 본사 위치 문제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있는 양상이다. 이를 틈타 일부 언론에서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공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부별로 전북 전주와 진주로 각각 이전하고 본사는 행복도시에 두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최구식 국회의원 측은 "국토해양부에서 자료 공개를 꺼리는 등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어 이전계획과 관련해서는 정보가 차단된 상태"라며 "국회가 열리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앞으로 서울 잔류를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더 이상의 잔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