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 재정 조기 집행의 '그림자' / 정부는 예산 배정 '차일피일' 지자체, 재원 부족 대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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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 금고인 부산은행으로부터 약 1천억원을 일시차입할 예정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조기집행 과정에서 국가예산과 세금은 들어오지 않고 사업 지출만 계속 늘리다가 임시방편으로 결국 은행 대출까지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자체가 지방채발행이 아닌 일시 차입으로 예산을 충당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또한 2월 중에 최소 700억원 가량의 지방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경기불황으로 이런저런 세금까지 감소하면서 각 지자체의 재정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경제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조기집행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예산은 지자체에 교부되지 않아 정책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시금고 예치자금 급감 이자 수입 손실도 불가피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바람에 시 금고에 예치해둔 자금이 평상시 8천억원에서 현재 1천500억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로인해 예금과 적금을 깨면서까지 재정조기집행을 하는 바람에 당초 예상했던 이자수입 210억원이 62억원 이하로 감소해 올해 148억원의 순이자수입 손실이 우려된다. 시는 자금수급 불균형으로 부산시금고(부산은행)로부터 1천억원을 일시 차입키로 했다. 결국 들어올 이자도 없어지고, 새로 이자를 지출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정조기집행을 위해 현금이 부족할 경우 은행으로부터 일시 대출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국 16개 시·도 전체로는 이러한 이자 손실 규모가 3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재정조기집행만 강요할뿐 필요한 예산배정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특히 1/4분기까지는 지방세 등 자체수입원이 없어 재정조기집행 소요액에 비해 자금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까지 부산시에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 전체 2조8천426억원 중 23.6%만 교부된 실정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조기집행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국고와 교부세의 조기배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방세 등 세입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부실여신 등으로 법인세할 주민세 세입이 약 134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취·등록세도 대단위 아파트 준공과 부동산 거래가 거의 없고, 차량도 신규등록이 감소돼 약 74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시는 또 2월 내로 하수도관거설치, 동해남부선복선전철화, 부산~김해경전철 중간역 등 SOC사업을 위해 7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애초에 예금 이자 수입이 본 예산에 반영돼 있어서 이자 손실은 예산 적자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오는 18일 전국 지자체 세정담당관 회의에서 행정안전부에 재정조기집행에 따른 이자손실 보전과 국고보조금과 교부세의 조기 배정 등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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