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석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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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시장실에 실린 글>

한낮 도서관에 울려 퍼진 울음소리
                                            -민진

2003년 12월 29일 12-13시 사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우리 아이들의 책을 반납하고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갔습니다. 어린이 열람실에 갔더니 아이들이 4명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가져온 책을 꺼내 놓고 빌릴 책을 골랐습니다. 그때에 거기 근무하시던 분이 \&quot;너희들 게임하지 말라고 몇차례 말했다\&quot; 라고 했습니다. 거의 책을 다 골랐을 때 \&quot;너희들 게임 하려면 컴퓨터꺼라\&quot; 했습니다.
저는 책을 다 골랐기에 독서카드와 함께 책을, 근무하시던 분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컴퓨터 끄라는 효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때 제 책을 체크하면서 \&quot;너 어디서 가방을 던지냐\&quot;하는 것이었습니다. 5-6학년 되어 보이는 여학생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quot;야 너 이리 와봐\&quot; 그 아이가 왔습니다. \&quot;너 어디서 씨 하냐\&quot; 그 아이는 오해라고 했습니다. \&quot;가방을 왜 던져\&quot;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그 아이는 '알았어요' 하고 책장 사이로 갔습니다. 그 후에 다시 아이를 불렀고 \&quot;너 어느 학교 다니냐\&quot;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물었지만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나가라고 했습니다. 너는 책 보러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책 볼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너희 집 전화 번호를 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뭐하게요. 알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 하면서 대답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 옆에 동생인 듯한 어린 남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동생에게 네 누나냐고 물었습니다. 그 아이가 맞다고 했습니다. 동생을 불렀고 동생에게 어디 살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무슨 아파트 몇 동까지 이야기했는데 누나가 울면서 얘기하지 말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그 동생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동생들은 밖으로 나가고 같이 온 엄마에게 이야기 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저는 바보 같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당해 보지도 못했고 그런 아이를 못 마땅해 하는 저의 성향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잘못하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심하다 싶어서 그 상황에서 계속 서 있었습니다. 저라도 있어야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쯤 해서 일단락 된 것 같아서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열람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힘없는 몇 발자국 떼었을 때 아이의 큰 울음소리가 울렸습니다. 억지로 그 아이를 열람실 밖으로 밀쳐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울면서 밖으로 밀려나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계속해서 울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로 되어 보이는 분이 2층에서 어린이 열람실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떼밀려 나온 아이는 문밖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나는 한참이나 그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을 대신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용기가 없었습니다. 부끄러운 어른이었습니다. 혹여 책 빌리러 갈 때 껄끄러운 관계가 싫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찬바람이 부는 사람과 나쁜관계 맺어 좋을 것이 없다는 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이지요. 내 자신을 돌아볼 때 너무나 부끄럽고, 그 아이에게 미안해서 시장님에게 이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제가 아이들 책을 빌리러 다닌 지가 7년째입니다. 그 동안 몇 차례 관계자들이 바뀌었는데, 어느 날 처음 만났던 분이 다시 왔더군요. 물론 그 동안 어린이 열람실을 바꾸고 무언가 변하려고 하는 모습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책을 관리하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섬겨야 되는 사람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슨 관리처럼 군림하려고 하는 자세들은 여전합니다. 책을 사랑하게 하고 도서관을 즐거운 곳으로 알게 해야 하는 도서관 측에서 아이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몇몇 어른들의 독서강좌는 중요한데 왜 어린이실의 주인공들은 천대를 받습니까?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책을 볼 자격이 없다고 규정해 버리는 곳입니다. 연암 도서관의 위치가 애매하기(교통편) 때문에 그래도 책을 보려고 하는 아이들이 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싹을 자르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진주의 미래이고 이 나라의 미래입니다. 저도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에 의해 이렇게 날개가 꺾이기를 원하지 않는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겨울 방학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을 것입니다. 또 어떤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을지 모릅니다. 전자 도서관을 만들고 디지탈실을 만들면 무엇합니까?

시장님!!!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린이 열람실만이라도 전문 사서를 보내 주시지 않겠습니까? 진주만 유독 도서관이 시청 관할 하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암도서관만 있던 진주에, 서부도서관이 생겼고, 앞으로 신안동에 또 생길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부 도서관은 그나마 관계하시는 분이 친절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벌써 진주에 세 개의 도서관이 생기는데 도서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주를 세계 속의 하나로 키우려면 아이들이 계속 질 좋은 책을 읽으면서 꿈을 키우게 하고, 좋은 인격의 어른들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님!!
도서관, 특히 어린이 연람실에 전문사서를 보내주십시오.
즐거운 마음으로 찾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이 질 좋은 책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12월 30일 새벽4시에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