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참여 없는 주민참여예산 운영 조례안의 보류를 요청한다.

- 주민참여예산제는 참여와 토론에서 시작된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2002년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소개되고, 광주북구, 울산동구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2005년 8월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시행근거가 마련된 후 조례안을 마련한 지자체가 매년 증가했다.

2011년 3월 지방재정법의 개정으로 참여예산제가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되었고, 올해 9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진주시에서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을 제정해야 했고 이번에 진주시 집행부에서 제출하여 지난 6월 16일 진주시 의회 기획경제위원회를 통과했다. 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 중, 7조1항 “설명회·공청회·토론회를 의무사항”으로 수정했다.

주민참여예산제 의무사항이 되기 전에도 이미 전국 120여개의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제대로 운영되는 자치단체는 4~5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의 참여가 없는 주민참여 예산제는 그저 홈페이지의 주민의견란을 법제화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주민의 참여를 전제로 만들어진 주민참여예산제는 조례안의 내용이 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올바른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그 담당 주체라 할 수 있는 시민사회, 시의회, 시청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서는 참여와 토론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진주시 집행부에서 제출한 조례안은 모든 것이 임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시의회의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규칙으로 정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에 운동본부에서는 5월 24일, 운동본부에 참가한 시민운동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조례안에 대한 의견서을 제출했으며 진주시민 전체 의견을 모으고자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알리고 공청회에 초청을 했다. 또한 아파트 주민대표와 접촉을 시도하였다.

진주시에서는 시민운동본부의 의견은 모두 반영하지 않고 조례안을 제출하였으나 시민운동본부는 주민들과의 만남, 관계자들 면담, 공청회를 통하여 시민운동본부의 의견을 계속 수정이 하였고 진주시에 도입이 가능한 적합한 조례안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에 대해 만족하지 않으며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시민위원회”, 시민의 의견과 시청이 의견을 교환하는 “조정위원회”, 시민들의 올바른 예산 이해를 위한 “주민참여예산학교”가 조례안에 포함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시의회 상임위원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시민들 이익을 위해 진지하게 토론을 전개한 시의회의 모습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시의회의 모습은 시민운동본부에는 제출된 조례안에 대해서 설명한 권한이 없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막상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참고할 의견이 전혀 없었다고 말한 진주시 집행부의 행동과 대비된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올바른 도임을 위해 시민운동본부에서 조례안의 내용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민참여의 보장과 올바른 시행을 위한 관계자들의 진지한 토론이다. 조례안을 보류하고 시민과 함께 의견을 모으는 공청회를 통하여 진주에 맞는 주민참여예산제를 만들어 보자.

6월 28일 진주시 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시 의원들의 진지한 토론을 기대하며 주민참여가 보장되는 주민참여예산 운영 조례안이 되길 바란다. 또한 진주시 집행부에서 주민참여예산제와 관련된 규칙을 정할 때는 주민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