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30

최승우(좋은예산센터 예산 전문 활동가)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문자 그대로는 ‘재생’을 뜻하는 이 시기는 고전 학문과 그 가치에 대한 관심의 확대가 그 특징기로 당대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게 르네상스는 무엇보다 오랫동안의 문화적 쇠퇴와 정체의 시기가 끝나고 고전 학문과 지식이 부활되는 시기로 여겨졌다”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는 무엇일까?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보면, “한강 르네상스란, 한강의 잠재된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을 발굴해 서울의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는 서울시의 장기 프로젝트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200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는 진정한 자연성 회복을 통해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실현할 것이며, 은빛물결 일렁이는 한강을 끼고서 우리의 서울이 소통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어째든 역사적 시기로 르네상스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는 재생과 부활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서양미술사’로 유명한 E. H. 곰브리치는 “미술을 지배한 것은, 아는 대로 그리는 것과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의 두 경향이며, 그것은 되풀이되며 나타나는데, 이집트 회화는 아는 대로 그리는 회화이고, 그리스 회화는 보이는 대로 그리는 회화라고 평가하고, 르네상스 이후의 그림은 보이는 대로 그리는 그림이라면 현대 미술은 어떤 것은 아는 대로 그리는 그림이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를 높은 곳에서 새가 바라보듯이 조감법으로 살펴보면,

“○ 워터프런트타운(Waterfront) 조성 : 한강변 도시공간이 배후지의 재개발 등 토지 이용변화와 연계하여 물과 직접 연결된 워터프런트형 복합공간으로 변모,

○ 한강과 수변의 풍경이 더욱 더 아름다워진다 : 한강변 건축물의 제도적인 경관관리와 강 안팎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조명계획을 통해 한강을 매력적이 공간으로 바꿈,

○ 서해연결 주운기반 조성 : 닫혀있는 서해로의 뱃길 개방을 통한 ‘항구도시’ 서울의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여, 남북간 경제․평화 협력의 기반을 조성하고 세계 일류도시를 향한 성장동력으로 발전,

○ 한강중심의 Eco-Network 구축 : 한강과 지천을 아우르는 동서․남북의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천 합류부 등 생태거점 지역을 대폭 확충․연계함으로써 한강 전체가 자연성을 회복하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건강한 하천으로 탈바꿈,

○ 한강중심의 도시공간구조 재편 :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한강이 강남․북의 경계가 아닌 통합의 공간이자 미래성장동력 기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시의 공간구조를 한강중심으로 재편,

○ 테마가 있는 한강공원 조성 : 12개 한강공원을 배후지의 토지이용 등을 고려, 각각의 주제에 걸맞는 고품격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

○ 한강변 역사유적 연계강화 : 한강변 역사유적을 상호 연계하고, 체험공간 조성을 통해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

○ 한강으로의 접근성 개선 : 현재의 지하통로에서 지상의 보행녹도로 한강으로의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 나가면서, 한강 주변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기존 접근도로의 환경을 대폭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한강 르네상스’가 완공되면,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의 모습은 확 달라져, 서울은 수변도시로 탈바꿈하여 수변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활력이 넘치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고, 한강의 잠재된 가치 발굴을 통해 서울의 새로운 브랜드 창조를 추구하여, 세계 일류의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어 서울이 미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런 조감법은 르네상스 이후의 보이는 대로 그리는 그림을 가능하게 했던,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마사초(Masaccio)에게는 극복의 대상이었는데, 마사초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비밀은 원근법으로 마사초는 최초로 원근법을 도입하여 현실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그럼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를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보면 어떨까?

2011년 9월 30일 머니투데이, <한강르네상스 때문에 1,698억 혈세 낭비>에 나타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예산낭비 사례는

“○ 한강예술섬(토지매입비 등, 554억 원) : 시의회 반대로 사업 불투명,

○ 서해뱃길 양화대교 구조개선 행주대교 철거(공사비/철거비, 428억 원) : 감사원 지적으로 사업 불투명,

○ 마곡워터프론트(설계비 등, 157억 원) : 사업 중단 및 변경,

○ 올림픽대로 입체화사업(공사비/현장관리비, 105억 원) : 사업 중단 및 변경,

○ 플로팅아일랜드 조성사업(SH공사 투자금/준설비/공사비, 72.8억 원) : 사업시행자와 운영사 분재/민간 투자비 시에서 부담,

○ 수륙양용버스 진입도로 공사(공사비, 16.8억 원) : 버스 납품 취소로 공사비 사장,

○ 유람선(미라클호 건조비, 112.7억 원) : 운항정지,

○ 마곡홍보관(공사비, 73.7억 원) : 하루 30명 이용/운영비 과다,

○ 홍보선 건조(한강르네상스호 건조비, 63억 원) : 하루 8명 이용/운영비 과다,

○ 서해뱃길사업(설계비/환경영향평가, 43.6억 원) : 타당성조사부실/불법하도금,

○ 수상콜택시(사업비, 36억 원) : 수요예측 대비 0.5%만 이용,

○ 난지도 하늘다리(설계비, 19억 원) : 타당성 부족 사업 취소,

○ 한강 공연전용유람선(해지지급금, 14억 원) : 사업 중단 및 협약해지,

○ 셔틀버스 운행(사업비 1.1억 원) : 이용객 감소로 운행 중지) 등”의 제법 긴 목록을 정리된다.

조금 더 입체적으로 접근하면, 2011년 9월 30일 경향신문, <오세훈 실패작 ‘수상택시’ 이면계약 때문에 운영한다?>에서 수상한 택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수상택시 이용객이 당초 예측의 1%도 안될 정도로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서울시와 운영업체가 맺은 이면계약 때문에 아직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민주당 국토해양위원회 박기춘 의원이 제기하였는데, 그 의혹은 내용은 “2007년 서울시는 수상택시에 민자 15억 원을 포함하여, 총 38억 3,600만 원을 투입하였는데, 이용객은 2008년 115명, 2009년 135명, 2010년 84명, 2011년 1월~7월 86명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수상택시 운영업체가 매년 수억 원의 적자를 떠안고 버텨온 이유가 수상버스 운영권과 선착장 운영권을 서울시가 주기로 한 이면계약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의 예산낭비는 1,698억 원보다 훨씬 큰 화수분 같이 증가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사업 자체의 타당성과 현실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19일 한겨레신문, <부실 드러난 ‘한강르네상스’ … 경제성 부풀리고 업자 특혜>에서 “2011년 6월 19일 감사원은 ‘서울시 건설공사 집행실태’ 감사 결과에서 한강 ‘김포~잠실 구간’ 수상버스를 운행하는 주운(舟運)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도군 교통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상버스 수요를 55.9~77.1% 부풀려 예측하였고,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사업비 9,700억 원)도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묵살하고 사업을 추진해 결국 100억 원 가까운 예산만 낭비한 채 공사가 중단됐다고 지적하였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거짓말로 경제성을 부풀린 현실성 없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르네상스의 ‘재생’과 ‘부활’의 긍정성을 주로 생각하지만, 최초의 인문주의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는 모범이 될 만한 행동양식이 좀처럼 출현하지 않았던 시대를 거부하고 도덕적 규범을 고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고대 문화의 부활을 선언하여 약 1000여 년 동안 가르침을 거부했던 것과 얀 후스가 교황의 견해나 형식에 사로잡힌 전통에 맞짱을 떠 성서가 우위에 있음을 입증하여 성직자와 평신도의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후에 권력자와 개인 간의 갈등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한 것처럼 르네상스 시대를 형성한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앞 시대와의 단절 의지였다. 오는 2011년 10월 26일 시민들에 의해 새로운 서울 시장의 선택될 것이다. 대한민국 토건포퓰리즘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의 탈을 쓰고, ‘재생’과 ‘부활’을 꾀하였던 것과 유사하게 이번에도 ‘재생’과 ‘부활’의 신화를 쓸 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을 보는 그대로 입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허황되게 포장된 대한민국 토건포퓰리즘의 전통과 단절하려는 의지만이 진정한 르네상스의 도래로 새로운 서울을 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