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진주성을 비롯한 진주의 문화, 관광지 등을 홍보하고자 거액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한 전광판이 현수막에 가려진 채 방치돼 세금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2월 말 1억 8500만 원을 들여 진주성 공북문 옆 진주관광안내소에 LCD프로젝션 시스템과 180인치의 대형 스크린시스템 등을 갖춘 전광판을 설치했다. 공북문 인근을 지나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진주성과 진주의 문화 등을 홍보하고자 설치된 이 전광판은 진주관광안내소의 벽을 통해 화면이 표출되는 방식이다.

	진주성 공북문 옆 진주관광안내소에 LCD프로젝션 시스템과 180인치의 대형 스크린시스템 등을 갖춘 전광판이 현수막으로 가려져 있다. /장명호 기자 jangcoog@idomin.com

2003년 1억 8500만 원 들여 진주성·문화 홍보 위해 설치

그러나 이 전광판은 언제부턴가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공북문 앞 광장에서 열리는 '수성중군영' 교대의식이라는 주말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으로 가려져 있어, 대부분 시민은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전광판이 설치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들도 전광판이 설치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전광판이 언제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당연한 것.

진주성관리사무소 측은 전광판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운영하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후 현수막으로 가려져…시민 대부분 설치 사실 몰라

진주시 관계자는 "전광판 앞을 지나는 도로는 천수교 방면과 E마트 방면에서 운행하는 차량이 합쳐지기 때문에 교통사고와 교통혼잡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며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를 위해 전광판을 운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진주시 관계자의 해명만으로는 전광판을 운영하지 않은 채 방치한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사전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광판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전광판 설치공사를 시작할 무렵인 2002년 3월에도 이 도로는 병목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으로 알려졌었다. 그렇다면, 애초 계획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시민 ㄱ 씨는 "거액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전광판을 제대로 운영하지도 못하고 방치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며 "시민의 세금를 낭비하는 것도 유분수지. 내 돈이 아니라고 계획도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