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사업으로 도내 채소밭이 914ha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광장의 216배, 돝섬 전체면적의 84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는 낙동강 사업으로 정부에 편입된 부지 3800ha(하천 안 1500ha, 리모델링 부지 2300ha)의 24%에 해당하는 수치여서, 최근 채솟값 폭등이 4대강 사업으로 말미암은 재배면적 감소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채솟값 폭등의 주연인 얼갈이배추, 상추, 부추, 대파, 마늘, 양파, 당근 등 채소와 딸기, 수박 등을 재배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 농수산국 관계자는 "올 초 낮은 기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마늘과 양파 작황이 좋지 않았고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전반적으로 물량이 적다. 또 무와 배추 등 잎채소류는 재배면적이 많이 감소했다"면서 "낙동강 사업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채소밭이라는 것이 고정적이지 않은데다 거창·하동 등지에서는 새로 채소밭이 만들어져서 곧 생산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4대강 둔치 내 채소류 경작면적은 전국 재배면적 27만 5485ha의 1.3%인 3662ha에 불과해 채솟값 변동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지난 16일 오후 부산광역시 사상구 낙동강 하구 삼락둔치에서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한 채소밭 부근에서 굴삭기가 땅을 파헤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밀양 하남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김용덕 씨는 "하우스를 아무 데서나 할 수가 없다. 낙동강변에 하우스 10동을 짓고 있었는데 공사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6동밖에 못하고 있다"면서 "다른 농민들도 예전 농사짓던 것의 절반 정도밖에 못 짓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 같은 채솟값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낙동강 사업 때문에 재배면적이 줄어든 대신 대체 부지가 있어야 하는데 부지를 쉽게 구할 수가 없고 리모델링한 농경지가 안착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소 2∼3년, 길게는 4∼5년까지 이어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함안 대산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빈지태 씨는 "연초 이상 기후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쳐 배추·상추 값이 비싸다는 건 기후 문제가 아니라는 방증"이라며 "정부는 원인을 이상기후라고 하는데 현실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농민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배추와 무를 제외한 다른 채소류는 하우스에서 키우는데, 하우스는 기후 변화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점을 볼 때 4대강 사업으로 말미암은 재배면적 감소가 결정적인 원인"이라며 "올 겨울 지나고서도 채솟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100%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도청에서 열린 야당 의원들과의 정책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다. 최철국 의원은 "채소류는 3∼6모작까지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4대강 사업 한다고 재배면적이 확 줄었으니 생산량이 얼마나 줄었겠느냐"며 도 농수산국장에게 현장에 가서 낙동강변 채소밭이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