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원들이 특별교부금을 문제 삼아 이례적으로 국회의원들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자청,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주시의회 비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참희망연대는 25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김재경 의원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진주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며 진주지역의 양 국회의원을 비난했다.

시의원들이 특별교부금을 문제 삼아 지역 국회의원을 싸잡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시의원 중 구자경 의원은 지난 6·2 지방선거 때 최구식 국회의원과 대립각을 세웠고, 김미영 의원은 남편인 강병기 현 정무부지사가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일부에서는 '총선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진주 작년 특별교부금은 22억 1100만 원으로 도내 20개 시·군 중에서 18위라는 현실은 두 명의 재선 국회의원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정영석 전 시장과의 다툼 때문이라는 일각의 이야기도 핑계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두 명 의원보다 사천 강기갑 의원이 더 많은 특별교부금을 확보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 특별교부금이 적을 것이라고 했지만 가장 선두에서 4대 강을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강 의원이 더 많은 특별교부금을 받은 것은 이런 주장이 정치적인 공세일 뿐이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주와 서부 경남의 생명줄보다 한나라당 당론을 따르고자 충성맹세를 하고 있는데도 특별교부금 결과가 이렇게 저조한 것을 확인했으니 최구식, 김재경 의원은 한나라당 입장이 아니라 진주시민 입장에서 4대 강 사업을 당당히 반대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재경(진주 을), 최구식(진주 갑)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 해명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한 특별교부금 가운데 진주시가 타지역보다 적게 받은 것을 놓고 '지역 국회의원 역할론'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특별교부금이 지방재정의 지역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것인데, 지난 2007년 이후 진주시의 예산 증가 추세가 도내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현저하게 도드라져 특별교부금을 추가로 확보하기에는 명분이 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진주시의 예산 증가 현황을 살펴보면, 예산총액기준으로 2007년 5960억 원이던 예산이 2008년에는 전년대비 18.4%가 증가한 7053억 원이었다"며 "지난해는 전년대비 14.6%가 증가한 8084억 원이고, 올해는 18.0%가 증가한 9535억 원으로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남 도내 시 지역 중에서는 진주시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도 "진주시는 지난해 총 125억 4000만 원을 신청해 22억 1000만 원의 교부세를 받았다"며 "진주시는 국회의원 당선 이후 2004년부터 현재까지 특별교부세와 관련해 의원실에 협조 요청은 물론이고 어떤 형태의 언질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