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무상으로 학교 급식을 제공받는 '전면 무상급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주요 쟁점이었던 무상급식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경향신문이 전국 16개 시·도의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취재한 결과 인천·광주·충북·전북 등 9개 지역에서 무상급식 실시가 합의됐거나 유력하게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구·경북에선 저소득층부터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전·울산·강원·경남 등 5곳은 지자체와 의회, 교육청의 입장이 서로 달라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 전면 무상급식이 대세 = 광주지역에선 이미 지난 11월부터 모든 초등학생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다. 무상급식은 지난 3월 1·2학년부터 시작돼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충북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초·중생 전면 무상급식에 합의했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은 내년 예산으로 각각 340억원(도 본청 분담액 136억원)과 741억원을 책정,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전북은 전체 14개 시·군 가운데 6개 시 지역을 제외한 군 단위 전 지역에서 이미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 중이다.

전북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6개 시는 내년부터 도시지역 초등학생에게도 모두 무상급식을 제공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총 126개교 9만361명이 새롭게 무상급식을 받게 됐다. 제주지역은 이미 100% 친환경 급식을 시행 중이다. 읍·면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제공되고 있다. 양성언 제주도 교육감은 내년에 동 지역 공립 유치원과 읍·면지역 사립유치원, 동 지역 초등학교 절반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키로 했다. 2014년까지는 동 지역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키로 했다.

전면 무상급식 바람은 수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도교육청이 전액 지원하는 4개 군을 제외한 27개 시가 모두 내년도 예산안에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학교급식비를 편성했다. 인천시와 시교육청도 내년 상반기부터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 내년 시행 앞두고 막판 신경전도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의결하자 지난 2일부터 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은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인 오는 16일 전까지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가 내년도에 무상급식 예산을 잡지 않을 경우 우선 초등학교 4개 학년만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이미 1162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대전지역은 서울과 반대 상황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내년 초등학교 1~3학년 무상급식'을 추진 중이지만,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저소득층부터 무상급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시와 교육청이 무상급식을 합의하지 못하자 대전시가 편성한 무상급식 예산 40억1300만원을 깎아버렸다.

강원도도 이광재 도지사와 민병희 교육감이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키로 합의했지만, 한나라당이 다수인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본회의 전에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지 않으면 무상급식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나근형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천시 교육감)은 "무상급식은 정치 논리를 떠나 판단해야 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은 급식비조차 못내는 학생들의 고충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영이·박용근·김보미 기자 ky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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