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약탈당한 진주 연지사종을 환수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진주지역에서 학술대회와 함께 새로운 자료가 속속 발견되는 등 연지사 터 찾기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진주 연지사종 환수 국민행동은 지난 18일 진주박물관에서 '연지사 터(址)와 종(鐘)의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두 번째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연지사종(833년)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범종이 걸렸던 연지사 위치에 관한 연구발표와 함께 신라·고려·조선시대를 이어오면서 진주 도심의 지형적 변화를 고찰하면서 연지사의 위치를 추정하는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날 조수현 연지사종 환수 국민행동 학술위원은 진주지역의 고고학적 발굴을 사례로 들면서 "연지사 터를 현재 롯데 인벤스(구 진주 MBC)가 위치한 평안동 일대로 추정하고 구 의료원의 독립구릉 아래도 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지사터의 위치 추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준형 경상대 교수는 "연지사는 진주 시가지에 있었을 것으로 파악되며 연못의 위치나 문헌 자료 등을 토대로 살펴보면 대사(大寺)가 진주 시가지 내 중앙병원(구 진주의료원)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으므로 연지사도 중앙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현재 학계 의견은 연지사터가 평안동 일대와 구 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이날 김정웅 전 시의원은 토론회장에서 연지사로 추정하는 새로운 자료를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연지사 종.

김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1955년 진주시 교육위원회가 발간한 <진주의 고적과 명승>. 이 책자에는 '연지사'라는 명칭과 위치를 표기해놓고 있는데 연지사라는 명칭을 적시한 최초의 자료이다.

이 책자에서는 연지사를 지금까지 위치로 추정하는 곳이 아닌 수정초등학교 부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금까지의 연구가 대사를 연지와 연계하는 것에 그쳤다면 이 책자에는 연지사라는 명칭이 적시된 만큼 앞으로 이 자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지사' 뒤에 ?를 찍어 '연지사?'라고 돼 있어 이 자료도 위치를 추정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경남문화연구소 박용국 교수는 <난중잡록>을 인용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임진년(1592년) 10월 진주성 전투 때 진주성 안에서 대종(大鐘)을 울리면서 싸웠고, 계사년 전투에서도 대종을 울렸다는 기록이 있어 연지사종으로 추정되는 대종의 존재가 확인됐다"며 "이 대종이 1593년 6월 진주성이 함락될 때까지 진주성 내에 걸려있다가 일본으로 약탈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권오현 경상대 교수는 "연지사종의 반환 움직임이 처음이 아니고 50여 년 전에도 있었다"는 발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권 교수는 '태평양 전쟁이 종결된 후 정한(征韓) 때의 전리품이라는 이유로 한국 측에서 반환을 요구하는 소리가 일부 있어 쇼와(昭和) 30년대(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전반)에 관계자가 쓰루가를 찾아와 그 종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신라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주조 기법 등으로 볼 때 제작자가 왜인인 것과 절이 황폐해지고 들에 노출돼 있어 가져왔다는 이유로 한국으로의 반환을 요구하지 않고 끝났다'는 일본 측의 자료를 인용하고 연지사종 반환 움직임이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일본 측의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확인했으며 그와 관련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아 누가, 언제 그런 요구를 했는지 알 수 없으며 관련 연구를 더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희래 사무총장(연지사종 환수 국민행동)은 "연지사의 위치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현재 몇몇 곳으로 압축되고 있으며 새로운 자료가 속속 발견되고 있어 아주 희망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