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고 민주노동당과 미래연합, 무소속 등이 약진했다.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 비율이 10대 10 동수가 됐다. 2006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19명,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따라서 진주시의회(의장 김두행)는 원 구성에서부터 비한나라당의 힘이 반영됐다. 특히, 비한나라당 의원들은 교섭단체 성격의 참희망연대를 만들어 정책연합에 나서면서 비한나라당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참희망연대는 유명무실화 됐다.

민주노동당은 4명이나 당선되면서 의회의 주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두행 의장

제6대 진주시의회에 들어 이슈가 됐던 상수도 요금 인상과 조직 개편안, 보건소 전면 재검토 등에 대해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의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행부와의 관계도 변화가 생겼다. 한나라당 일색의 시-시의회 구조가 깨졌다. 밀월 관계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가장 큰 변화는 본회의장 안에 답변석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의원이 중앙발언대에서 질문을 하면 실·국장이 답변석(보조발언대)에서 답변을 하고 시장은 중앙발언대에서 총괄적인 답변을 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6대 진주시의회에서는 의원이 중앙발언대에서 질문을 하면 시장과 실·국장이 모두 답변석에서 일문일답을 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시장이 답변석에 선 것은 처음이다. 시의원이 시장을 상대로 1대1 토론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진주시의회는 한나라당 일색으로 구성되면서 당 차원에서의 정책 접근이 미흡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이 4명의 시의원을 발판으로 지역 현안에 대해 당 차원의 정책적인 접근을 시도하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일고 있다.

◇정영석 시장 → 이창희 시장 = 이창희(59·한나라당) 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진주시는 관선시대와의 고리를 먼저 끊었다. 민선 1기부터 4기까지 관선시장·군수 경험이 있는 시장이 취임하면서 민선시대임에도 관선시대의 관습이 남아있었다. 시정도 공격적이기보다는 관리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창희 시장은 취임 이후 관리보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시정 방향을 바꿨다. 이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에서는 불편해 하고 있다.

이 시장의 취임 일성은 '경제 살리기'였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당면 과제인 전국체전과 10월 축제에 매진했고, 이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본격적인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시청의 조직과 예산 등도 이에 초점을 두고 편성했다. 본청에 있던 농업기술센터가 농산물도매시장으로 옮긴 것을 비롯, 시청 내 조직·사무실을 재배치했다.

	지난 8월 이창희 진주시장(왼쪽)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한국전쟁 전적지를 답사하고자 자전거 도로를 달리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정영석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사업 중 상당수에 대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부지 매입을 끝낸 보건소는 신축작업이 전면 중단됐고, 여성웰빙센터는 준공을 했지만 전면 재검토 지시에 따라 개관하지 못하고 용도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소와 한 건물을 쓰는 종합사회복지관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영석 시장의 흔적 지우기란 지적도 하고 있다.

예산 편성도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이 시장이 경제 위주, 효율성을 중시한 예산을 짠 반면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시의원, 단체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서 시각차로 말미암은 논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체전 후유증으로 유례없는 감액 예산을 짜면서 시각차는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시장의 대민원 관계도 변화가 있다. 정영석 전 시장과 달리 이창희 시장은 민원인들과 적극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시청 내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