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화가 고(故) 이성자 화백 작고 이후 답보 상태였던 이성자미술관 건립운동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이성자 미술관 건립을 위한 진주시민 모임(상임대표 정행길·이하 미술관 건립 시민모임)은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달 8일부터 26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전관에서 이성자 유작전을 열고, 미술관 추진 분위기를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체결한 진주시와 이성자 화백의 기증협약에 따라 2014년까지 미술관이 건립되지 않을 경우 작품 모두를 유족들에게 재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기회로 미술관 건립 추진 시민운동을 재점화 한다는 계획이다.
미술관 건립 시민모임 김영기 공동대표는 “초조한 입장이다. 당시 2007년 기증협약을 할 당시 2014년까지는 7년의 기간이 있었지만 이제는 시간적으로도 촉박하다”며 “전임 시장이 전국체전이 끝나면 이곳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묵시적인 답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진주시의 예산이 부족하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초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성자 화백처럼 수준높은 작품이 한곳에 기증된 사례는 없다. 시간이 지난후 이런 작품들의 유무형 재산적 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문화도시 진주를 한단계 도약시키는데 미술관 건립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행길 상임대표는 “지난 2009년 진주시에서 용역조사를 통해 혁신도시 부지내를 검토하는 등 미술관 건립을 추진한 노력들이 남아 있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주체는 시가 돼야 겠지만 우리 역시 전국의 회원들을 통해 5000만원의 성금을 모은 바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들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미술관 건립에는 뜻을 확실히 하면서도 당장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200억~300억원이 투입되는 예산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진주시 문화관광과 노민섭 과장은 “지난해 전국체전을 치르면서 많은 예산이 투입됐고 올해 예산 1400억원을 감액했다. 솔직히 여력이 없다”며 “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에 뜻을 함께 하지만 올해 당장 추진하기는 사실상 힘든 입장”을 내비췄다.
이어 노 과장은 “미술관을 건립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점차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현재 장소를 물색 중에 있고 혁신도시 부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인근 등 후보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장소를 물색하고 나면 약속기한인 2014년까지는 3년 정도가 남는다. 시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성자미술관과 시립미술관의 구분에 대해서는 “이성자 화백의 개인 미술관으로만 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논의를 통해 시립미술관을 짓고 별관개념으로 이성자 미술관을 둔다는 의견으로 조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이성자 화백의 유작전은 ‘은하수의 꿈’을 주제로 내달 8일부터 26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전관 개최된다.
선보이는 작품은 유화 27점, 판화 63, 수채화 7점, 소묘 13점, 도자 10점 등 총 120점이다. 작품들을 통해 지역출신이면서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한 작가의 당시 삶과 예술에 대한 집념, 열정을 조명하고 동시대의 유럽 화단의 작품경향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성자 화백의 유작들은 진주청동기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