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댐 물 부산으로" 진주시장 폭탄사 / 이창희 시장, 도지사·기초단체장 간담회서 발언
하창환 군수 "불똥, 왜 합천으로 튕기나" 반박 / 부산 물 공급 두고 지역간 갈등 재연할지 관심
2010년 07월 09일 (금) 진영원 기자
dada@idomin.com
이창희 진주시장이 남강댐 물 공급 건과 관련해 폭탄 발언을 했다.
'부산에 물 못 준다'는 입장으로는 영영 문제가 해결이 안 되니, 물을 주되 남강댐 물이 아닌 합천댐 물로 주자는 갑작스런 제안을 했다. 이에 하창환 합천군수는 "불똥이 합천으로 튀어서는 안 된다"며 즉각 반박했다.
남강댐 논란의 중심지인 진주의 단체장이 부산 물 공급을 전제로 한 대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부산 물 공급 건을 두고 경남의 자치단체끼리 집안 싸움하듯 미루고 다투는 모습은 대내외적으로 전혀 이득 될 것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8일 도청에서 열린 도지사·시장·군수 간담회에서 "남강댐 물 문제를 '물 못 준다'고 접근해서는 절대 해결이 안 된다. 아셔야 할 것이 있다. 이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처음에는 합천댐 물을 가져가는 방안이 거론됐는데 합천군민들이 아예 드러누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 문제가 진주로 온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내게 좋은 방안이 있다. 낙동강 수질개선사업을 통해 취수해야 하고 생활용수는 담수화 설비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식수"라며 "식수는 합천댐 물로 해결할 수 있다. 이것으로 이 문제를 종지부 찍자. 부산시민이 하루에 2ℓ씩 물을 먹는다고 해도 8000t만 있으면 된다. 합천 저수량은 7억 9000만 t 정도로 이 정도는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합천댐이 남강댐보다 (부산과) 직선거리로 볼 때 가깝고, 합천댐 저수량이 7억 9000만 t으로 남강댐 3억 t보다 2배 반 이상 크다. 하루 8000t 정도 (부산에 주는 것은) 가능하다"며 "합천댐 물은 3만 명이 먹지만 남강댐 물은 70만 명이 먹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하 군수는 "합천군민이 드러누워서 무산된 게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무산된 것"이라며 "(남강댐 문제가) 합천에 불똥 튀면 큰일"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하 군수는 "당시 100t 가져가는 것도 불발됐다. 합천댐 저수량이 많기는 하지만 평균 저수량은 70%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 시장의 제안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10여 년 전 정부는 합천댐 물을 끌어 부산에 식수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군민의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다"면서 "합천댐이 저수량이 많기는 하지만 유역면적이 작아서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남강댐 저수용량은 3억㎥지만 유역면적은 2285㎢인데 반해 합천댐 용량은 7억 9000만㎥, 유역면적은 925㎢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의 발언이 제안 수준에서 끝날지, 진주-합천 간 갈등의 불씨로 남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 물 공급 문제는 이미 사천만 방수로 증대 문제와 관련, 진주와 사천지역 간 갈등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다 함양은 정부가 부산 물 공급을 위해 지리산댐(문정댐)을 건설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새로 뽑힌 이철우 군수는 지리산댐 건설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렇듯 물 공급 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치단체만도 4곳이어서 상호 미묘한 입장 차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