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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다녀 온 후 두번 째의 시를 올립니다.
올릴 때마다 부끄러운 마음은 더 해가는 군요.
그러나, 그때의 감정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감히 올립니다. 좋은 충고 주시기를...
베트남 진혼가 2
아 ! 미라이
그날의 햇살도 따사로왔네
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산 손미의
능선이 빛살아래 아른대었다네
능선을 쓰다듬던 바람은
쏜살같이 달려와 개구쟁이처럼
잘 자란 벼들 위로
껑충거리다가 더러
흙더미를 차올리곤 하였네
여느 때처럼 우리는 아침의 들녁에
땀방울을 떨구었네
땅은 언제나 어머니 품 속처럼
우리를 맞아 준다네
전쟁의 총성도 무서운 폭음도
우리의 아비들이 땀으로 일군
우리의 땅에서
우리를 몰아낼 수는 없다네
땅은 우리의 생명이므로.
아, 그러나 그 날은 도적처럼
우리 앞에 달려 들었네
1968년 3월 16일!
하늘을 뒤덮는 헬리콥터의 굉음
설마 총도 하나 없는 우리 양민들이야..
그러나 몰랐네 정말 몰랐네
쏟아지는 불비 속에 우리들은 죽어갔네
사탕수숫대 부여잡고 그렇게 죽어갔네
볏단에 얼굴 박고 그렇게 죽어갔네
어린아기 끌어 않고 그렇게 죽어갔네
아랫도리 벗기운 채 그렇게 죽어갔네
아 ,정녕 믿기지 않게
그렇게 그렇게 죽어갔네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수호한다는 미군이
민주주의의 선봉장이라는 미군이
인권을 가장 중시한다는 미군이
그래 키 크고 하얗고 늘씬한 미군이
그런 그렇다는 미군이...
504명 사살에 아군 부상 1명
적들은 총성 한방 없이
아무 반항없이 죽어갔음
집과 가축 그리고 곡식도
뿌리채 없애버렸음
아군 부상 한 명도 자해에 의한
경미한 부상임.
작전을 마친 미군들은
나무그늘 아래서 레이숀을 먹으면서
자신들의 전과를 자랑스레 타전했네
다가올 훈장에 피로도 즐거웠네
아, 우리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네
정녕 잊을 수 없네
시간도 우리를 자유롭게 못해
꿈길마저도 피난처는 아니라네
맺힌 한은 햇살로 부서져
저 하늘에 어룽대네
맺힌 한은 바람되어
들판을 헤맨다네
저 넓은 손미 들녁들녁
들썩이며 휘돈다네
베트남 전쟁중 미군에 의한 양민 학살 사건의 대표적인
사건이 미라이양민학살 사건이다. 1968년 3월 16일
손미지역 여러 마을에서 동시에 자행된 이 학살로
대부분이 노약자,부녀자,어린이인 504명의 무고한 양민이
미군에 의해 학살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축과 곡식
그리고 가옥까지 불태워져 완전 초토화되었다.
역사 속으로 묻힐 뻔 했던 이 사건은 그러나 당시
참전한 용감한 종군기자에 의해 사진으로 기록되어
후일 세상에 드러났다. 현지엔 기념관이 지어지고
그때의 사진들이 미군의 죄상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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