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인사동 골동품 거리에 있는 예전의 진주탁주공장 일대에는 철거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은 진주시보건소가 신축 이전되는 지역으로 철거공사를 시작한 지 벌써 3주일이 지나고 있다. 오는 9월 22일까지 철거공사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인부들의 손놀림이 무척 바빴다.
진주시보건소의 신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은 질 높은 의료서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난 1989년 건립된 진주시보건소는 20여 년이 지나면서 낡은 건물과 협소한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안겨줬고, 신축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정영석 전 시장이 진주시보건소의 이전 신축사업을 핵심 공약사업으로 내걸었고,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
진주시는 국비 16억·도비 8억 원·시비 119억 원 등 총 14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보건소를 건립하기로 했다. 오는 2011년 12월말 준공할 계획으로 의회승인, 실시설계 등 각종 절차를 마치기도 했다.
그러나 진주시보건소는 정작 철거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예전의 진주탁주공장으로 이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선 5기 진주시장으로 취임한 이창희 시장이 지난 7월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진주시보건소 신축 이전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접근성이 좋지 않고, 관공서 이전을 통한 지역개발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사적지(진주성) 인근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현재 진주시청 회계과에서 검토 중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청소년수련관으로 신축 이전, 현재의 자리에서 리모델링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진주탁주공장 일대로 이전한다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면 백지화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주시보건소 신축 이전사업을 무턱대고 중단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부지매입비, 지장물 철거비, 기본설계비 등으로 58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것이다. 총 사업비의 3분의 1이 넘는 금액이다. 더구나, 진주시보건소 신축 이전사업이 중단되면 정부와 경남도로부터 지원받았던 국·도비 24억 원을 돌려줘야 한다. 물론 보건소를 신축하겠다며 사업비를 다시 받을 수는 있지만,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진주시의 자체 예산만으로 건립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부지매입, 기본설계 등 모든 절차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일정이 늦어지게 되고, 그동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편은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시민들도 진주시보건소의 신축 이전 사업의 재검토에 대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ㄱ 씨는 "당초 계획된 진주시보건소는 진출입로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큰 도로를 벗어난 위치에 있어 보건소를 찾기가 쉽지 않고, 진주시 동부권에 치우쳐 있는 등 외곽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며 "진주시보건소 신축 이전사업은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ㄴ 씨는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더라도 전 시장이 추진해 온 사업들은 연계성을 갖고 계속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창희 현 시장과 정영석 전 시장의 사이가 나빠 정영석 전 시장의 핵심공약사업을 폐지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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