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위기 사전경보시스템’을 연내 도입, 지자체 재정상황을 ‘정상’ ‘주의’ ‘심각’으로 평가한다.
‘심각’ 판정을 받은 지자체는 지방채 발행과 신규 사업에 제한은 물론 공무원 총 인건비 절감과 세입 증대 노력 등의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 주민에게만 공시했던 지자체의 재정운용 현황을 전국단위로 비교, 매년 10월 통합공시한다. (7월 20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종합대책)
경기도 성남시 채무지급유예 선언을 계기로 정부가 지자체 재정운용에 대한 강도 높은 평가를 선언한 가운데 지자체의 ‘곳간’ 정리가 한창이다. 지자체들은 채무에 대해선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면서도 당장 신규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부채청산을 위한 긴축예산을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중복·낭비성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지역축제의 통폐합은 이미 실행돼 상당수 축제가 취소되거나 통합됐다.
광주광역시는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하다고 자부하지만, 지방비가 들어가는 도로확충은 자제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예산을 절감하고자 일정 기간에만 예산을 지원하는 예산지원기간 예고제를 시행하고 경상경비를 줄이고자 자체 전담팀을 구성해 가동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재정 건전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자체 사업 전체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성과를 분석해 일정 기준 미달 사업은 폐지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올해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고 도에서만 실시했던 원가심사제도를 시군까지 확대키로 했다.
강원도는 경상경비와 행사·축제 경비는 최대한 줄이고 연례적, 행사성 사업을 축소 운영하며 급하지 않은 사업은 재검토해 재정운영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순세계 잉여금(세입의 세출 초과분에서 국고보조금 집행잔액과 이월 예산 등을 제외한 금액)의 30% 이상을 지방채 원금을 갚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해 예산누수 막기에 나섰다.
전북도는 도금고인 농협과 손을 잡고 ‘민간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보조금 업무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중복지원, 보조금 집행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이다. 형식적으로 운영된 ‘자부담’에 대한 확인도 강화해 자부담액 입금을 확인한 후에 보조금을 교부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주민등록번호만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오던 방식을 은행계좌와 연동시키는 ‘필터링시스템’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재정대책은 공공청사 관리에도 적용된다.
기준면적 초과로 올해 보통교부세 패널티 36억원을 받은 전북도는 청사 제외면적 확대와 용도변경, 임대를 통해 이를 줄이는 계획을 짰다. 대강당의 용도를 문화시설로바꾸는 등 올해안에 13억원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지방재정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기적 대응책이 아닌 재정분권이라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의 자구책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이와 더불어 복지재정 등 국비와 연동되는 사업이 해마다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비부담률이 늘지 않으면 사업을 줄이거나 지자체 부채를 키우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7년간 경기도세는 9.3%가 늘어난 반면 국세는 42.5%가 증가했다”면서 “소방관련 예산은 공동사무비율이 71%인데 예산의 99%를 도가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5% 수준인 지방소비세를 10%로 늘리고 보육료 지원 등 보편적 복지재정은 국가부담률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환 기자 종합 mhan@n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