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광장 조성에 권한 있는 민관협치기구를 구성하라!

 진주성 광장 조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주성은 사적지일 뿐만 아니라 역사도시 진주의 상징이며, 조성될 광장은 진주의 얼굴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논란은 당연한 것입니다. 지난 1월 23일 역사진주시민모임은 이창희 진주시장을 만나 민관협의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였고, 이창희 시장은 광장 건설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협의기구 구성에 찬성하였던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진주시장은“관 주도의 협의체 구성은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역사진주시민모임의 주도로 의견을 종합하면 협의하여 결정하자”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 내용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우리 시민사회도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국민주권, 시민주권 시대에 이에 부응하는 협치가 강조되고 있으며, 진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업을 민과 관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은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8월 17일에 위촉된 가칭,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위원회의 구성과 행태를 보면서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첫째, 이 위원회는 민관협치 정신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지방자치의 주축 세력은 시 집행부와 지방의회, 시민사회입니다. 이 기구에는 정책 결정의 핵심 주체인 시 집행부와 의회가 빠져 있습니다. 결국 권한도 없고, 책임도 불분명한 시장의 자문기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시민도 이 위원회가 공정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이 위원회는 진주성 광장 조성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 광장은 1300년의 진주 역사가 묻혀있는 곳입니다. 진주 외성의 자리이고, 진주성 전투가 벌어졌던 곳입니다. 또 경남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위원회에는 매장 문화재 전문가도 없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전문성도 담보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무엇보다 이 위원회의 구성은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봉사단체 등 관변단체 대표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대다수가 시 집행부와 가까운 인사들입니다. 역사, 문화 관련 시민단체의 구성도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역사진주시민모임,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진주문화연구소, 진주문화사랑모임 등과 같이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데 크게 기여한 단체 소속 위원은 한 사람도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합니다. 또한 지역사회 내부에 논란과 갈등이 있는 위원회에 언론사 관계자들의 참여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취재해야 할 사람들이 취재 대상이 되는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위원회는 위촉이후 회의 한 번 없이 지하 주차장 건설을 둘러싼 논란에 시 집행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였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이 위원회가 시 집행부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가칭, 진주대첩광장 조성위원회를 즉각 해체하고, 진주성 광장 조성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 권한이 있고,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민관협치기구를 구성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2017. 8. 29
 
 경남문화예술센터 (사)경남민예총진주지부 경상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교육희망진주학부모회 노무현재단진주지회 민주노총진주지역지부 생활정치시민네크워크진주같이 전교조진주지회 (사)진주기독교윤리실천운동 진주교육사랑방 진주성연구회 진주시농민회 진주여성민우회 진주여성회 진주참여연대 진주청년불교단체연합회 진주환경운동연합(17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