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진주시 예산안에 대한 견해

○ 들어가며

2019년도 예산안은 전임시장의 독단적인 행정에서 벗어나는 첫 예산편성이라 많은 기대를 모았다.

새 시장에 거는 기대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예산증액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경남도와 함께 청년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수당은 기존의 청년정책들이 공공근로, 인턴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청년일자리로 홍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책이다.

시민들에게 선거용 선전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적극 도입해야 하며 그 연장선에서 진주시 청년수당, 농민수당 등의 시민 직접지원 정책들이 빨리 도입되길 기대한다.

○ 잘못된 만남

2019년도 진주시 예산안은 과거의 악습과 현재의 기대감이 만나서 어우러진 것이다. 비극적인 이 만남은 2019년도 예산안에서 “계획”과 “반성”을 빼앗아가버렸다.

예산을 통해서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이 중기지방재정이다. 진주시 중기지방재정의 분야별 개발지표를 보면 2023년까지 인구가 1만5천명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진주는 2015년부터 인구가 정체기에 돌입했다. 2018년 1,2,6,7월에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났고 2018년 1월 351,547명에서 10월 350,976명으로 인구가 오히려 줄었다.

추가적인 혁신도시 이주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인구증가는 어렵다고 보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야한다. 농업부문종사자가구수의 경우 2022년에 14,174호로 한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농업부문의 가구수, 학생수, 농지면적 등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을 전제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농가인구가 늘어나거나 유지된다면 많은 수의 귀농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며 진주시는 그에 맞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진주시는 기초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조사없이 관행에 의한 예산편성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예산을 통해서 진주시의 미래를 알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었다.

교육분야 정책방향을 보면 진주시는 교육예산을 확대하겠다고 주장했으나(중기지방재정 77쪽) 교육부분 연평균 예산신장율은 전체 평균신장율 1.7%에 미치지 못하는 1.5%이다. 전체 예산에서 교육부분의 평균 비중은 올해 2.15%보다 줄어든 1.3%에 불과하다.(중기지방재정 31쪽)

진주시의 미래계획을 볼수록 계획은 안보이고 혼란해지기만 하는 이상한 상황이다. 예산안에서 계획없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잘못된 정책에 대한 자기반성의 결여는 도덕성 결여를 뜻한다.

시민을 무시하는 시내버스 노선개편, 유등축제 가림막, 부실시공 부실관리 음식물폐기물 공공처리시설, 친일미화 가요무대 등 문제가 제기되었던 사업들에 대해서 진주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예산만 다시 올라왔다.(문제된 사업들 중 예산서에 없는 것은 제외함)

○ 묻지마 예산편성

그 사업의 과거나 미래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편성한 예산은 5개이다.

비차복원 실시설계(5천만원, 문화예술과)는 비차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논쟁을 별개로 하더라도 예산이 올라온 것 자체가 문제다. 지난 9월 통과된 비차의 타당성 용역의 경우, 이제 겨우 용역을 수행할 사업자를 결정해서 용역을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다. 용역결과가 나오기 전에 실시설계예산을 올린 것에 대해서 질의하자 진주시는 “타당성 용역은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아니라 사업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에 대한 타당성조사이다.”라고 답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19억원), 진주남강유등축제 홍보활동·상품개발 지원(6천만원), 진주논개제(5억9,800만원) 축제 비용이 대폭 늘어났다. 진주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이 사업들은 재고되어야 한다. 진주문화재단은 진주남강유등축제에 가림막을 설치하여 진주의 축제를 망친 장본인들이다. 진주를 망치고 진주의 축제를 망치고 진주사람들을 전국적으로 망신시킨 당사자들에게 예산을 지원해서는 않된다. 진주문화재단은 예산지원 보다 기존의 예산집행과 부적절한 행사진행에 대한 감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진주문화재단이 진주시의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먼저 검증해야 한다.

시내버스 재정지원도 축제 예산과 같다. 2019년도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202억원이다. 이는 노선개편 전인 2017년의 79억원, 2018년의 111억원에 비해 매우 높은 증가액이다. 버스의 불편함은 여전한데 시민들의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시민불편을 가중시킨 원인이 무엇인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왜 그렇게 많은 재정지원금을 줘야 하는지 설명도 없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용역결과도 없는데, 필요하니 더 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음식물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은 쓰레기매립장 내의 시설로 만든지 1년만에 고장이 나서 예산을 청구하기 시작한 시설이다. 부실시공에 더해서 기계의 사후 무상 서비스 기간도 보장받지 못하여 지속적인 예산투입을 요구했던 곳이다.

가요무대는 2018년 10월 1일 진주공연에서 친일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가요무대가 친일미화 방송으로 변질되어 버렸기에 이에 대해서 시민단체가 항의했으나 이에 대해서 진주시는 어떤 답변도 없었다.

진주시 예산은 개인 금고가 아니다. 진주문화재단과 시내버스, 음식물페기물 공공처리시설, 가요무대 예산은 책임자처벌, 사건경과설명, 계획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으면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 부실한 예산안

2019년도 진주시 예산안은 세 가지 측면에서 부실했다.

예산안과 함께 제출된 서류는 그 서류만으로는 사업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세부사업계획서는 그 이름과 달리 사업에 대한 세부계획이 아니라 사업개요만 나와 있었다. 사업개요도 전체 사업이 아니라 신규사업과 증액된 사업만 기록되어 있는데, 세계축제협회 초청 심포지엄(관광진흥과, 8천만원), 숲속어린이도서관(산림과, 5억4천만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아동청소년과, 1억9백만원), 소상공인 상담 콜센터운영(지역경제과, 8천만원) 등이 이에 속한다.

예산안의 근거를 알 수 없는 기초자료가 부실한 예산이 다수 발견되었다. 시정홍보용 만화 제작(공보관, 5천만원), 읍면동 청사 LED조명 교체공사(회계과, 9억원), 한중전통문화교류(관광진흥과, 5천만원), 청소업무민간위탁(청소과, 154억원), 숲속어린이도서관(산림과, 5억4천만원), 봉곡광장 정비사업(11억원, 공원관리과), 출산분위기 조성사업(8,359만원), 장난감은행 운영(1억6,866만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아동청소년과, 1억9백만원), 소상공인 상담 콜센터운영(지역경제과, 8천만원) 등이다.

마지막으로 전혀 다른 성격의 사업들이 하나로 묶여있는 사업분류가 부실한 예산안들이 있다. 진주관광 영상 제작 및 SNS운영(9천만원, 문화관광과)는 그 사업취지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영상 제작과 SNS운영은 전혀 다른 분야인데 왜 하나의 사업으로 묶여서 예산을 수립했는지 알 수 없다. 무장애도시 행사지원(1억1,156만원, 사회복지과)은 연구개발비 4천만원이 증액 편성되었는데, 행사지원 아래에 2기 무장애도시 계획수립을 위한 연구개발비가 포함되어 있다.

○ 변칙으로 부활한 의원포괄사업비를 삭감하자.

진주시 의원포괄사업비는 전임시장에 의해 없어지고 그 사업비는 주민숙원사업개발단에서 집행했다. 여기서 결정된 사업들은 진주시청 홈페이지에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등록되어 진주의 주민참여예산제가 매우 활발한 것처럼 꾸며졌다. 그리고 시장이 바뀐 올해 의원포괄사업비가 부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포괄사업비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되기 전, 지역구 시의원들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듣고 해결해 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사업비는 의원들이 집행부로부터 사업비를 받기 위해 로비를 하도록 만들었고 주민숙원을 해결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시의원들을 시장에게 종속되도록 만들었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많은 민원을 들어야 하는 시의원들에게 포괄사업비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겠으나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가 본연의 임무인 시의원들에게 독과 같은 것이다.

시의원이 집행부를 대신하려 해서는 안된다. 시의원은 아무리 노력해도 현재의 지방자치 체제에서 집행부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집행부처럼 일하고자 하면 결국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포기하고 집행부의 일원이 되어버린다.

포괄사업비의 원래 의미를 살리도록 의원들이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비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의회는 올해 주민들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총액 약 3~40억원에 달하는 의원 포괄사업비를 전액 삭감하고 그 예산을 주민들이 논의하는 주민참여예산제로 넘기도록 집행부와 협의하길 바란다.

○ 농업 공익형 직불제 예산 확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