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순봉국회의원의 주도로 소위 <한나라당진주시지역의원협의회>라는 조직이 결성되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16일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는 <한나라당진주시지역의원협의회>의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한나라당 진주지구당사에 장종천 상임대표, 정보주 집행위원장, 이영옥 간사가 직접 방문하여 전달하였다. 그리고 진주시의회를 방문하여 김은하 의장과 면담을 가졌으며 <한나라당진주시지역의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갑술(망경동) 의원을 방문하여 우리의 입장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아래는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의 성명서 전문이다.
한나라당진주지역의원협의회 구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
지난 8월 5일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가 발족하여 진주시 의정활동에 개입하겠다는 선언은 기초의회의 정당배제라는 법규에 정면 위반하는 행위이다.
기초의회의 정당배제가 요구된 것은 중앙권력으로부터 지방을 독립시키려는 최소의 의지의 발로였다. 더욱이 우리와 같이 지역패권정당이 존재하고 지역정서에 기반한 투표가 행해지는 현실에서 기초의회의 정당배제는 더욱 필요한 것이 된다. 사실은 기초의회 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장 나아가서는 광역자치단체까지도 정당배제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시민들이 정당과 연계된 지역감정으로부터 벗어나 후보자를 평가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단체장과 의회가 정당이라는 고리를 통해 상호 결탁하지 못하게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단체장과 의회 상호간의 연합과 결탁이 일어나, 분산된 권력기관간의 견제와 균형을 잃어버려 풀뿌리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
실제로 현재 광역자치단체는 자치단체의 양대 대표기구인 집행부와 의회가 동일 정당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현실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경남지역 역시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이 거의 한나라당 일색이며 국회의원이나 기초자치단체장들조차 한나라당 소속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마당에 기초의회의원까지 끌어들여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가 구성되었다는 것은 우리의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하순봉 국회의원이 진주시 기초의회의원들의 한나라당 입당을 권유하고 또 협의회 발족을 격려하였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가 앞장서서 기초의회 정당배제라는 지방자치의 기본 틀을 붕괴시키고 지역패권주의에 의거해 진주시의회를 한나라당 하부기구로 만들려는 작태라고 본다.
우리는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가 진주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특히 진주시장마저 한나라당 소속인 지금, 진주시 의회의원들이 한나라당 정당 소속임을 천명하는 행위는 의회의 역할인 진주시 견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의 발전을 위하기보다는 저들끼리 모여 자신들의 이익만을 도모할 이기적 집단이 될 우려가 큰 것이다.
올바른 진주시의회가 되기 위해서는 시의회 의원 하나 하나가 독립된 기관이어야 한다. 시의원 서로간에 협조도 필요하지만 견제와 비판 또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한나라당이라는 팻말 아래 똘똘 뭉친 시의원들이 과연 상호 견제와 비판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 기초의회의 정당배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갖고 있는 당적마저 버리는 것이 마땅한데, 되려 앞다투어 한나라당에 입당한 시의원도 있다하니 우리 지역의 풀뿌리민주주의의 조종을 울리려는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는 해체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하순봉 국회의원, 김은하 진주시의회의장, 김진부 진주시의회부의장, 그리고 이갑술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장>, 그리고 진주시의회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하순봉 국회의원은 이번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 협의회>를 통해 기초의회를 붕괴시키고 한나라당의 하부조직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낱낱이 보여주었다. 이것은 풀뿌리민주주의를 정면 거부하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역행하는 이기주의, 패권주의의 발로이다. 나아가서 앞으로 있을 대선을 위해 지역의회까지 대선조직으로 만들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 하순봉 의원의 과거 정치이력으로 볼 때나, 작금의 사태로 보아, 더 이상 국가와 지역을 대표할 가치를 상실하였다. 한나라당 진주지구당 위원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할 것을 요구한다.
2. 김은하 진주시의회의장, 김진부 진주시의회부의장은 진주시의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특정 정당에 기대어 시정을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즉각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기초의회 정당배제의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 아무리 정당가입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 하더라도, 정당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지금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두 사람은 진주시의회의 수장으로서의 본보기를 보이고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여 기초의회 정당배제의 수범을 보일 것을 요구한다.
3. 이갑술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 협의회장은 당장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 협의회장 직을 내놓고 위 단체 해체에 앞장 설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갑술 의원이 진주시의회의 최고 연장자로 알고 있다. 연장자는 삶의 지혜와 인생의 경험을 후배에게 보여주고 물려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갑술 의원은 오히려 지역정당의 패거리 속에 진주시의회를 몰아넣는 악역을 자임하였다. 이 책임을 지고 진주시의회의원을 사퇴하고 진주시민 앞에 사과하라.
4. 자원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한나라당 진주지역 의원협의회>에 가입한 진주시의원들에게 당장 협의회 탈퇴를 요구하며, 한나라당 당적을 버리고 순수한 정신으로 진주시를 견제하고 견인하여 풀뿌리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도록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모두 발휘하여 민주주의 사회를 좀먹고 풀뿌리민주주의를 훼손한 자들을 강력 응징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02년 8월 16일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
사진은 제4대 진주시의회 개원축하 다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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