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예술고등학교가 국가보안법 사면복권자의 교사임용을 거부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경남예술고등학교가 국어교사를 공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이 번 사건은 국가보안법 사면복권자가 판사에도 임용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는 점과 경찰서에서 신원조회 내용을 통지할 때, 사면복권자 중 일반 형사범은 전과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데 국가보안법 전과 기록을 적도록 하고 있어 법률적 형평성 논란마저 제기하고 있다.
<오 마이뉴스, 부산경남판>에 보도된 내용을 통해 이 사건의 실재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경찰에서는 내부 '3급 비밀'로 취급된 '신원조사 업무 처리 규칙'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 규칙은 공무원이나 교사 등의 채용에 있어 관련 기관에서 신원 파악을 요구해올 경우 신원 조서 작성의 기준을 세워놓은 것으로, 일반 형사범과는 달리 국가보안법 위반의 전력이 있는 자는 그 기록을 적도록 되어 있다.
결국 이 '규칙'에 의해 국보법 위반자들은 취업과 인사관리에 있어 엄청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경찰 '규칙'에 이같은 내용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그 파장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신원조회 결과, 교사 채용에서 떨어진 사람은 이우완(30) 씨로서 그는 최근 경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사립학교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도교육청에서 실시한 1차 필기 시험에 합격하고, 경남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지원해 2차 면접 시험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이 씨는 3월 교사 발령을 기다리고 있던 중, 신원조회를 실시한 학교측에서 채용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학교에서는 '형을 받은 사람은 채용할 수 없다'는 인사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이 씨는 1999년 진주 경상대 인문대학 학생회장을 지냈고, 한총련 대의원으로 '이적단체 가입'이라는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되어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인 2000년 8월 15일 특별사면되었다.
이 씨는 \"특별사면되었기에 문제가 안될 것으로 보고 교사 채용시험에 응시했다. 경찰에서 신원 조서를 작성하면서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서는 안된다. 경찰의 규칙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주경찰서 정보과 신원조사 담당자는 \"사면복권되었다고 하여 신원조서 작성 때 모두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신원조사 업무 처리 규칙'에 보면 일반 형사범과 달리 국가보안법 위반의 전력이 있는 자는 적도록 되어 있다. 업무규칙의 근거에 따른 것이기에 잘못이 없다\"면서, \"'신원조사 업무처리 규칙'은 내부 비밀 문건이기에 보여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 신원계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는 국가정보원에서 관리하며, '신원조사 업무 처리 규칙'의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권 침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규칙
경찰의 '신원조사 업무 처리 규칙'이 인권 침해 요소가 있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재경 변호사는 \"사면복권된 전과자 중에 일반형사범과 국가보안법을 다르게 적용하도록 했다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 이기동 사무처장은 \"사면복권된 전과 기록은 수사목적 이외에는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업무 규칙은 국가보안법 위반 해당자라면 사면복권과 관계 없이 취업은 물론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규칙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신원조서 업무 규칙'으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자들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모를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우완 씨는 \"전국 인권 기관과 단체 등에 호소할 것이다. 경찰의 부당한 '업무처리 규칙'으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한 것이기에 피해를 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피해보상 청구 소송까지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와 경상대민주동문회 등에서는 전국 인권 관련 단체와 민주동문회에 경찰의 '신원조사 업무 처리 규칙'이 존재하는 사실을 알리고, 이 규칙의 폐지를 주장하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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